계약서가 없거나 비어 있을 때 법이 정해 둔 기본값
아래 표는 민법 조합 규정에서 동업 분쟁에 자주 등장하는 항목만 골라 정리한 것입니다. 조문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현행 문언을 확인하세요. 기본값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서에 다르게 적으면 됩니다.
| 항목 | 계약서에 적지 않았을 때(민법 기본값) | 근거 |
|---|---|---|
| 손익 분배 비율 | 각 조합원의 출자가액에 비례. 이익이나 손실 한쪽만 비율을 정했다면 양쪽에 공통된 것으로 추정 | 제711조 |
| 업무집행자 선임 | 조합계약으로 정하지 않았다면 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선임 | 제706조 제1항 |
| 업무 결정 | 조합원 과반수로 결정. 통상사무는 각자 할 수 있으나 다른 조합원이 이의하면 즉시 중지 | 제706조 제2·3항 |
| 조합재산 | 출자와 그 밖의 조합재산은 조합원의 합유 | 제704조 |
| 조합 채권자의 청구 | 채권이 생길 당시 조합원의 손실 부담 비율을 몰랐다면 각 조합원에게 균등하게 권리 행사 가능 | 제712조 |
| 탈퇴 |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언제든 탈퇴 가능하나, 부득이한 사유 없이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는 불가. 존속기간을 정했어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탈퇴 가능 | 제716조 |
| 탈퇴 정산 |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로 계산하고, 지분은 출자 종류와 관계없이 금전으로 반환 가능 | 제719조 |
| 해산 청구 |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각 조합원이 해산을 청구 가능 | 제720조 |
이 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손익 분배의 기본값은 '출자 비율'이므로, 노무만 낸 동업자의 몫을 따로 정하지 않으면 현금을 많이 낸 쪽이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조합 채권자에게는 내부의 손실 부담 비율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조합원이 균등하게 책임질 수 있어, 내부 약속(예: 6대 4)만으로 외부 책임이 그대로 나뉜다고 믿으면 위험합니다.
실제 사례와 가상 예시
사례 1. 동업재산을 혼자 쓰면 형사책임까지: 대법원 2009도7423 판결
2009년 10월 15일 선고된 대법원 2009도7423 판결(법률 정보 사이트 korea.legal의 요약 기준)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와 공동사업약정을 맺고 거액을 교부한 사안을 다뤘습니다. 교부된 돈은 차용증 같은 서류 없이 오갔고, 법원은 이 돈의 소유권이 상대 회사에 확정적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동업체의 재산으로 남아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동업재산이 동업자들의 합유에 속하므로, 동업관계가 존속하는 동안 동업자가 지분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고, 손익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쓴 경우 자기 지분을 뺀 나머지가 아니라 쓴 금액 전부가 횡령의 대상이 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또 손실을 나누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익명조합으로 단정할 수 없고 내적조합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배울 점은 동업 자금을 누가 보관하든 '내 몫이 있으니 먼저 쓴다'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며, 그래서 계약서에 통장 관리자, 지출 한도, 정산 시기를 적어 두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판결의 구체적 사실관계와 법리는 판결문 원문으로 확인하세요.
가상 예시 2. 출자 비율만 있고 손실 조항이 없는 두 사람 (가상 예시)
아래는 법 기본값을 이해하기 위한 가상 예시이며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갑이 현금 6,000만 원, 을이 현금 4,000만 원을 출자해 카페를 열었고, 손익 분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민법 제711조의 기본값에 따르면 출자가액 비율인 6대 4가 이익과 손실 모두에 적용됩니다. 첫 해에 1,000만 원의 이익이 나면 갑 600만 원, 을 400만 원이고, 반대로 5,000만 원의 손실이 나면 갑 3,000만 원, 을 2,000만 원을 부담하게 됩니다(계산: 1,000만 원×0.6=600만 원, 5,000만 원×0.4=2,000만 원). 그런데 을이 매장 운영을 도맡고 갑은 돈만 냈다면, 을은 이 기본값이 공평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운영 보수를 먼저 지급한 뒤 남은 이익을 나눈다'처럼 계약서에 따로 정해야 합니다. 배울 점은 비율을 정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고, 그 선택의 결과는 법이 대신 채운다는 것입니다.
가상 예시 3. 한 사람이 빠지고 싶을 때 (가상 예시)
역시 가상 예시입니다. 세 사람이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고 학원을 운영하다 그중 한 명이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려 합니다. 민법 제716조에 따르면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조합의 조합원은 원칙적으로 언제든 탈퇴할 수 있지만, 학기 중간처럼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 부득이한 사유 없이 빠지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탈퇴 후 정산은 제719조에 따라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하고, 탈퇴 당시 끝나지 않은 사항은 끝난 뒤에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합재산 상태'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는지는 법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으므로, 영업권이나 장비를 어떻게 가치 평가할지, 정산금을 언제 몇 회에 나누어 줄지를 계약서에 미리 정하지 않으면 정산 자체가 새 분쟁이 됩니다.
계약서 작성 전 점검 순서
- 형태 정하기: 조합으로 공동 운영할지, 법인을 세울지, 한 명이 사업자가 되고 나머지가 투자할지. 세금과 책임이 달라집니다.
- 출자 기록하기: 현금은 이체 내역, 현물은 견적서나 시세 자료를 첨부합니다. 노무 출자는 업무 범위와 기간을 적습니다.
- 돈의 흐름 정하기: 사업용 계좌 명의, 인출 한도, 장부를 누가 쓰고 누가 볼 수 있는지.
- 결정 규칙 정하기: 일상 업무, 일정 금액 이상 지출, 신규 채용·대출·투자 유치에 필요한 동의 방식.
- 출구 정하기: 탈퇴·사망·파산 시 지분 처리, 우선매수권, 정산 기준 시점, 지급 방법, 경업금지 범위.
- 분쟁 절차 정하기: 협의 → 조정·중재 → 소송 순서와 관할.
- 전문가 확인: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중 최소 한 곳에 초안을 검토받습니다.
흔한 오해와 정정
- 오해: 친한 사이니까 구두 약속이면 충분하다. 실제: 구두 합의도 계약이 될 수 있지만 내용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출자금과 지분은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 오해: 지분 비율대로 책임도 딱 나뉜다. 실제: 내부 약속과 외부 채권자에 대한 책임은 별개일 수 있습니다. 민법 제712조는 조합 채권자가 손실 부담 비율을 몰랐다면 조합원에게 균등하게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 오해: 내 몫이 있으니 동업 통장에서 먼저 꺼내 써도 된다. 실제: 앞의 대법원 2009도7423 판결처럼 정산 전 동업재산의 임의 사용은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오해: 경업금지 조항은 길고 넓게 쓸수록 안전하다. 실제: 과도한 제한은 오히려 효력을 다투게 만들 수 있으므로 기간·지역·업종을 사업 실정에 맞게 좁혀 적는 것이 일반적인 권장입니다.
한계와 더 알아볼 점
이 글은 민법의 조합 규정을 중심으로 했습니다. 법인 동업, 익명조합, 프랜차이즈 가맹, 투자계약은 적용 법리와 세금이 다르고, 업종에 따라 인허가나 사업자등록 요건도 있습니다. 또 위 판결은 한 사건의 판단이므로 다른 사건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세율·신고·공동사업자 등록은 국세청과 세무사에게 확인하세요.
계약서 작성 전에 함께 확인해보세요
동업 중 대금이나 지분 정산을 두고 다툼이 생겨 공식적으로 요구사항을 통보해야 한다면내용증명 작성법을, 금전 채권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지급명령 신청서 작성 가이드를, 이미 작성된 계약서 자체를 다시 점검하고 싶다면 계약서 검토 체크리스트를, 용어가 낯설다면 생활 법률 용어 가이드를 참고해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동업계약서를 쓰지 않고 구두로만 합의해도 법적으로 문제없나요?
구두 합의도 계약으로서 효력은 있지만,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서로 기억이 다르거나 증거가 없어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출자금과 지분처럼 금액이 큰 사안일수록 반드시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업계약서는 공증을 꼭 받아야 하나요?
법적으로 공증이 필수는 아니지만, 공증을 받아두면 계약서의 작성 시점과 내용이 실제로 그 시점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증명받을 수 있어 분쟁 시 증거력이 높아집니다. 출자 금액이 크거나 동업자 수가 많은 경우 공증을 받아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노동력만 제공하는 동업자도 출자자로 인정되나요?
민법 제703조 제2항은 조합의 출자를 금전, 그 밖의 재산 또는 노무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노무 출자를 얼마로 평가해 지분이나 이익 분배에 반영할지는 법이 정해 주지 않으므로, 업무 범위와 보수 또는 이익 비율을 계약서에 적어야 합니다.
손익 분배 비율을 안 적으면 어떻게 되나요?
민법 제711조에 따라 각 조합원의 출자가액에 비례해 정해지고, 이익이나 손실 중 한쪽만 비율을 정했다면 그 비율이 양쪽에 공통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출자와 실제 기여가 다르다면 계약서에 별도 비율을 적어야 합니다.
동업자가 일방적으로 빠지겠다고 하면 막을 수 있나요?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민법 제716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탈퇴할 수 있으나, 부득이한 사유 없이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는 탈퇴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존속기간·예고 기간·정산 방식을 계약서에 정해 두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해산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민법 제720조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각 조합원이 조합의 해산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 밖의 해산 사유와 청산 절차는 계약서에 정한 바와 법 규정에 따르므로, 자산과 부채를 정리하는 순서와 비율을 미리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